세 개의 봉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돌로미티 트레 치메를 만나다.
- mizirotour
- 6월 30일
- 2분 분량

알프스를 여러 번 여행했지만, 처음 트레 치메(Tre Cime di Lavaredo)를 마주했던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조금씩 고도를 높여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활짝 열립니다.
그리고 눈앞에 세 개의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수도 없이 보았던 풍경이지만, 실제로 마주하는 순간의 감동은 전혀 다릅니다.
트레 치메는 이탈리아어로 **세 개의 봉우리**라는 뜻입니다.

왼쪽부터 치마 피콜라(Cima Piccola), 치마 그란데(Cima Grande)**, 치마 오베스트(Cima Ovest)**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수천만 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거대한 성벽처럼 느껴집니다.
햇살이 비치는 시간마다 바위의 색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아침에는 은은한 회색, 한낮에는 밝은 아이보리빛, 그리고 해 질 무렵에는 붉게 물드는 돌로미티 특유의 엔로사디라(Enrosadira)*현상이 산 전체를 감싸며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한참 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트레 치메는 정상을 오르는 산이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바라보는 산입니다.
바람이 스치는 초원, 발아래 피어나는 작은 야생화, 멀리 이어지는 알프스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왜 유럽 사람들이 평생 한 번은 꼭 와야 할 곳'이라고 말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트레 치메를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미수리나 호수(Lago di Misurina)입니다.
해발 약 1,754m에 자리한 이 호수는 돌로미티의 봉우리들을 거울처럼 비추며,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선물합니다.
바람이 잔잔한 날이면 호수 위에 산과 하늘이 그대로 비쳐 현실과 풍경의 경계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호숫가를 천천히 걷다 보면 산을 오르지 않아도 돌로미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와 맑은 공기, 그리고 잔잔한 호수는 여행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어 줍니다.

돌로미티 여행의 중심이라 불리는 코르티나담페초(Cortina d'Ampezzo)*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겨울 스포츠의 무대이자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이 산악마을은 화려한 관광도시라기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알프스의 일상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거리의 작은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고개를 들면 사방을 둘러싼 돌로미티의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 풍경만으로도 이곳에 머무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돌로미티는 단순히 높은 산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 작품이며, 천천히 바라볼수록 더 큰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빨리 이동하는 것보다 잠시 멈추어 산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소중합니다.
미지로투어는 앞으로도 직접 걸으며 만난 유럽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여행노트를 통해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여행 정보
트레 치메는 여름철(보통 6월 말~9월)이 가장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미수리나 호수는 드라이브 중 잠시 머물러도 좋고, 호숫가를 천천히 산책하며 돌로미티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풍경이 크게 달라지므로, 맑은 날에는 더욱 인상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지로투어는 직접 보고, 직접 걷고, 직접 경험한 유럽의 이야기를 여행노트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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